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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0/24 20:01
2007.10.23. 언론사 입문 글쓰기 '작문' 수업시간 발표

거북이와 올리브

 

아랍 요리에서는 올리브가 빠질 수 없다. 소금이나 식초에 절여 피클로 먹기도 하고 기름을 짜내어서 각종 요리에 사용하기도 한다. 올리브 잎은 구약성서에도 나오듯이 중동 지역이 원산지이며 아랍권에서는 오랫동안 평화의 상징이었다. 이들에게 전쟁이 끝나고 식탁에서 맛보는 올리브 열매는 단순히 추상적인 평화가 아닌, 미각으로 느끼는 평화였을지도 모른다.

 

터키, 이라크, 이란에 걸친 쿠르디스탄 역시 올리브 나무가 잘 자라는 조건이라고 한다. 이곳의 풍경은 초원과 산지, 듬성듬성 서 있는 올리브 나무가 일반적이다. 여기에 덧붙이자면 부글거리며 솟아나는 석유 웅덩이를 쉽게 찾을 수 있다고 한다. 쿠르디스탄을 차지하고 있는 나라들이 쉽사리 쿠르드 민족의 독립을 인정하지 못하는 이유이다. 이들 지역은 대부분 아직까지 석유가 나지 않은 미 탐사 지역으로 매장량을 짐작하기조차 힘들다고 한다.

 

거북이도 난다는 쿠르드인 감독 바흐만 고바디가 쿠르드 족 어린이들의 아픔을 그려낸 영화이다. 영화 속에는 거북이가 한 마리도 등장하지 않지만 지뢰에 팔이 잘려 거북이처럼 짧은 팔을 가진 주인공 헹고가 수영하는 장면은 쿠르드 어린이들의 절망적인 상황을 보여주는 듯 하다. 영화 말미에서 미군이 후세인 정권을 무너트리지만 지뢰밭 사이를 헤매는 쿠르드 어린이들의 삶은 여전히 절박하다.

 

자이툰은 아랍어로 올리브라는 의미이다. 이라크 평화 재건 사단의 통상 명칭이 자이툰 부대이니, 분명 평화 정착과 재건이라는 뜻으로 파병한 것이 분명하다. 2004년 파병 이래 아르빌 지역의 평화 재건 사업을 벌여 평화의 나무를 키워온 셈이다. 그러나 아르빌 남쪽의 키르쿠크 유전 개발과 관련해 한국 정부는 쿠르드 자치정부의 유전 개발 약속을 얻어냈으며 국내에서도 파병 보상 차원에서 유전 개발에 대한 관심이 높은 상태이다. 자이툰 부대가 단순히 평화 재건 사단은 아닌 셈이다.

 

정부는 자이툰 부대 파병 연장 동의안을 제출할 예정이며, 지난 번 동의안처럼 통과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우리가 이라크에서 원하는 것은 쿠르드인들의 평화일까, 아니면 그들의 석유일까? 모두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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