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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12 08:30
만화 '플랜더스의 개'를 보면 소년 네로가 죽기 전에 루벤스의 그림을 감상하러 어느 성당에 가는데, 여기서 미소를 띤 체 얼어죽고 만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 성당은 루벤스의 그림은 없었지만, 그리고 입김이 나올 정도의 온도였지만, 의자에 앉아 졸 정도로 따뜻했다. 정말로 기온이 높아서였을까 아니면 성당이라 그랬을까.
지금이야 800미터짜리 버즈 두바이도 짓고 있지만, 1876년에는 151미터짜리 첨탑이 있는 루앙 대성당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이었다(위키 참조). 이 기록을 갈아치운 건축물이 바로 쾰른 대성당이다. 1880년 완공된 쾰른 대성당의 첨탑은 157미터로, 루앙 대성당보다는 6미터가 더 높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 타이틀이야 관광청 직원들이나 좋아 할 가십거리지만, 변천사를 살펴보면 권력이 어디로 이동했는지 알 수 있다. 쾰른 대성당 이후 가장 높은 건축물 타이틀을 획득한 건축물은 1884년에 완공된 워싱턴 모뉴먼트(Washington Monument). 드디어 성당이 아닌, 공화국의 대통령을 기리는 건축물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이 되었다(워싱턴 모뉴먼트는 미국의 초대 대통령 워싱턴을 기리기 위해 워싱턴 D.C.에 세운 오빌리스크이다). 가장 높은 건축물의 변화 과정을 살펴보면, 기원전 26세기부터 1331년까지 가장 높은 건축물은 기자의 피라미드였다. 이후 1884년까지 500여년간 성당이 가장 높은 건축물이었고 이후에는 상업적 목적의 건축물, 즉 도시화의 과정에서 생겨난 빌딩들이 가장 높은 건축물이었다. '하나님의 음성을 더 잘 듣기 위해' 하늘을 찌를 듯 만들어진 각 성당의 첨탑들은 이후 생겨난 수많은 빌딩들, 방송용 안테나 아래에서 그들을 올려다봐야 할 처지가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루앙 기차역에 내리면 시야에 들어오는 건물이 이 첨탑이다. 멀리서 보면 흡사 방송용 안테나같다. 마치 그 모습이 천국으로 향하는 계단처럼 보이기도 한다. 당시에는 나처럼 기독교를 믿지않았던 이교도들에게 높은 건물은 좋은 유인책이었을것이다. 물론 기독교를 믿는 사람들에게도 높은 첨탑은 신에 대한 의심을 덜어 줄 매체였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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